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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활동소식

휴먼인러브 라오스 지부는 지금

By 2013년 10월 30일9월 7th, 2024No Comments

“싸바이디~?”(안녕하세요?) 휴먼인러브 라오스지부 심지연사무장 입니다. 오늘은 라오스지부의 사업 진행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휴먼인러브 사업비의 많은 부분은 개인 후원자 분들이 넉넉하지 않은 지갑을 열어 조금 더 힘든 곳을 돕겠다는 마음에서 시작된 후원금이 대부분입니다. ‘그냥 좋은 곳에 사용해 주세요’라며 믿고 맡기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정말 쓰여야 될 곳에 잘 사용되고 있는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 주시는 후원자 분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적극적으로 문의를 해 오시기도 하구요. 그래서 국제개발 사업의 첫걸음을 내딛고 있는 휴먼인러브 라오스 지부가 어떻게 사업을 구상하고 진행해 가고 있는지 여러분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고자 지금부터 이야기를 시작할까 합니다.

GO 활동에 대한 규정과 규제는 각 나라별로 다르지만 특히 라오스의 경우는 NGO활동에 대한 정부의 관리 감독이 까다로운 편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NGO 단체들이 사업을 시작하기 전 많은 시간을 정부의 승인과 협조를 받는데 할애합니다. 돕고 싶은 곳에서 마음껏 돕는 일도 생각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라오스에서 NGO가 국제 개발 사업을 시작하기 위한 절차를 간략하게 설명해 보겠습니다.

1. 첫걸음 – ‘OP’
우선, 첫 번째로 라오스에서 NGO 활동을 하려면 라오스 정부로부터 공식 활동 허가 OP(Operation Permit)를 받아야 합니다. 이 과정에 소요되는 시간이 짧게는 4개월 길게는 6개월이 걸립니다. 많은 공문과 각종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행정적인 업무를 처리하는 시간입니다. 휴먼인러브 라오스 지부는 2013년 4월 22일자로 라오스 정부로부터 공식 활동을 허가하는 OP를 받았습니다.

2. 두번째 걸음 – ‘정부 부처와 함께’
다음으로 각 단체의 사업 분야 담당 정부부처와 사업 지역과 내용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습니다. 현재 휴먼인러브 라오스 지부의 담당 부처는 국가재난관리청(NDMO, National Disaster Magagement Office)입니다. 라오스 지부가 진행하는 사업은 재난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역의 재난 발생을 줄이고 재난으로 힘들어진 주민들의 삶을 회복하는데 도움을 주는 사업을 중심에 두고 있어 국가 재난 관리청과 함께 일하며, 지역개발과 교육 사업도 함께 준비 하고 있습니다.
이 두번째 단계에는 사업지역 선정을 위한 지역조사와 대략적인 사업의 내용을 결정하기 위한 기초 조사를 실시합니다. 모든 단계가 중요하지만 이 단계는 특히 정부의 국가 개발 전략과 주민들의 필요 욕구를 모두 알아내고 그 접점에서 단체가 하고자 하는 사업과 연결시켜야 하기에 어렵고도 아주 중요한 과정입니다.
지역조사를 위한 사전조사, 현장탐방, 설문, 자료검토를 통해 정확한 상황을 파악한 후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하기 때문에 집짓기로 본다면 땅의 상태를 확인하고 지반이 안정적인지 터 닦기에 얼마나 시간을 잡아야 하는지 기둥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등을 결정하는 핵심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3년 6월 초 휴먼인러브 라오스 지부는 라오스 외교부와 국가재난관리청(NDMO) 면담을 통해 라오스 지부가 하고자 하는 사업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2013년 6월 말에는 몇 곳의 사업 후보지를 방문하여 지역조사를 실시하였으며 이를 토대로 지역조사 보고서를 작성하고 대략적인 사업의 방향성을 잡고 세부 사항 조사를 위한 준비 작업을 하였습니다.
휴먼인러브 라오스 지부는 2013년 7월과 8월 보리캄싸이 주 내의 보리칸 디스트릭의 세 개 마을(Phamueang, Sisavard, Phiengdy)을 사업대상지로 선정하고 8월 말 마을의 빈곤가구를 대상으로 가구 기초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이 조사는 가계의 현재 상태를 파악하는 자료로 활용되며 향후 사업 세부 활동 구상 시 중요하게 사용될 것입니다.

3. 세번째 걸음 – ‘사업계획’
세 번째 단계는 지역 조사, 지역선정, 사업구상 등의 과정이 끝난 후 사업 계획서를 작성합니다. 라오스에서는 사업 계획서를 제출하고정부부처에서부터 마을 단위까지 각 단위 별 커뮤니티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통해 사업계획서를 수정 보완 하는 절차가 있는데 이 기간이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10개월이 소요됩니다. 사업의 세부적인 활동내용에서 사용되는 예산, 인력규모 등등의 세부계획이 모두 정해지는 단계로서 성공적인 사업 실행을 위한 중요한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업 내용과 규모에 따라 검토 시간의 차이가 나기도 하고 사업 분야에 따라서 어느 부처와 함께 일을 하느냐에 따라서도 MOU 체결까지 걸리는 시간이 달라집니다. 현재 라오스 지부는 세 번째 단계 중 사업 계획서 초안 작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4. 그리고….
네 번째는 사업 계획서의 검토 보완 작업이 모두 끝난 후 MOU를 체결하는 단계입니다. 관계부처와 직접 협정을 체결하기도 하고 때로는 사업 행정 지역과 협정을 맺기도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다섯 번째 단계로, MOU 체결 후 모든 사업 승인이 끝나고 나면 각 단계별 승인 내용에 따라 사업을 실행하게 됩니다. 여기까지가 사업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과정과 진행 절차들이었습니다. 생각보다 많이 복잡하고 긴 시간이 필요한 과정입니다.

처음 라오스 지부에서 사업을 준비하고 시작하면서, 지난 2년 아프리카 현장에서 제가 해왔던 일들과는 너무도 다른 행정 절차와 과정이 필요한 것을 알고 사실 깜짝 놀랐었습니다. 수많은 공문과 허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너무 소모적인 행정 관행에 휘둘리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고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것인가라는 고민도 많았습니다. ‘로마에 오면 로마법을 따라야한다’ 라는 말만으로 마음을 다잡기에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부분들도 있었지만 ‘포기할 수 없다면 그 안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로 마음을 돌려 먹고 나니 그래도 한결 편안해 졌습니다.

좋은 의도를 가지고 좋은 일을 하고자 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뜻대로 되지 않음을 다시금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달리 생각해보면 내가 경험하고 일해오던 방법만이 맞다는 아집과 이곳의 사회와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 한데서 오는 편견도 분명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라오스를 전체로 받아들이고 이해하지 않고 내가 이해하고 싶은 부분만 받아들였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을 바라보는 시선과 행정업무를 하는 이들을 바라보던 시선이 달랐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이 모든 것을 하나로 통합하는 시간을 지나고 있는 중입니다.

일반적으로 NGO들이 개발 사업을 위해 후원금이나 펀딩기금을 가지고 개도국에 오면 각 NGO가 구상한 사업을 원하는 지역에서 자유롭게 바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대부분 생각합니다. 그러나 단순한 일회성 프로젝트가 아닌 이상은 조금의 차이는 있겠지만 보통은 위와 같은 복잡한 많은 절차를 거쳐서 사업을 시작하게 됩니다. 여러분이 알고 계시는 수많은 개발 협력의 사례들은 눈에 보이는 사업 기간보다 보이지 않는 오랜 준비기간을 통해 만들어진 것 들입니다. 매년 주렁주렁 탐스러운 과일이 열리는 나무만을 보아오던 우리는 어느 순간 과일이 열리는 것은 당연하고 더 좋은 열매를 기대하고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묘목이 나무가 되기까지는 많은 정성과 오랜 기다림이 있어야 하듯이 개발 현장에서 사업을 계획하고 진행하는 일도 나무가 자라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오늘은 라오스에서 사업을 시작하기 위한 전반적인 과정을 설명 드렸지만 다음번에 기회에 된다면 사업의 각 과정에서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접근하고 무엇을 목표로 하는지 무엇을 고민하는지에 대한 내용을 말씀드릴 수 있었으면 합니다. 지금 휴먼인러브 라오스지부는 좋은 열매를 맺게 할 묘목을 심기위해 땅을 비옥하게 하고 주변을 정돈하며 나무가 잘 자라날 환경을 만들고 있는 중입니다. 비록 지금은 작은 묘목에 불과하지만 뿌리가 튼튼한 나무로 잘 자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라오스 지부는 이곳의 문화와 원칙을 따르면서 한 걸음 한 걸음 단단히 나아가려 합니다. 조금 더디게 가더라도 바르게 가겠습니다. 항상 관심과 애정으로 함께 응원해 주십시오.
“래오 폽 깐 마이”(그럼 또 뵙겠습니다.)
“쏘옥디이-”(그럼 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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