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CLOSE
CLOSE
CLOSE
Skip to main content
교육활동소식

고수산나 작가의 캄보디아 동화책 전달 방문기

By 2016년 08월 22일8월 28th, 2024No Comments

캄보디아에서 영화를 찍을 때 만난 아이를 입양해서 캄보디아와의 인연이 특별한 배우 안젤리나 졸리는 빈민국 봉사활동을 하며 이런 말을 했다.

아이야, 네가 불쌍해서가 아니라 이 나라의 미래이기 때문에 너에겐 도움이 필요한거란다.”

휴먼인러브에서는 캄보디아의 미래, 아니 세상의 미래인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을 들고 무더운 나라 캄보디아로 향했다. 휴먼인러브 김영후 이사장님과 강만수 시인, 임정진 동화작가, 고수산나 동화작가로 이루어진 휴먼인러브 글로벌 콘텐츠 자문위원단이 다섯 시간 반의 비행 끝에 도착한 캄보디아는 기대(?)했던 것만큼 못 견딜 정도로 덥진 않았다. 한국에서의 더위가 그만큼 무서웠다는 뜻이리라.

[ 동화책 ‘꼬물꼬물 애벌레는 혼자서도 잘 커요?’를 기부해 주신 고수산나 작가님, 캄보디아 Kauk Khnaing 초등학교 어린이들과 ]

2년 전에는 ‘곰 세 마리’ 율동, 이번에는 동화구연 ‘빨간부채 파란부채’
2년 전 라오스에서 라오스어로 ‘곰 세 마리’를 불렀을 때 아이들이 즐거워했던 반응을 떠 올리며 우리 일행은 다시 온 몸으로 보여주는 동화 구연 ‘빨간 부채 파란 부채’를 준비했다. 홍보팀에서 준비해준 높은 퀼리티의 도끼, 산타클로스의 수염이 옥황상제의 수염으로 변신했고 압박 붕대는 나무꾼의 머리띠가 되었다. 전날 밤에 세 번의 리허설을 하며 동선을 짜고 소품 준비에 완벽을 기했다.

[ ‘빨간 부채 파란부채’ 동화 구연 ]

첫 번째로 방문한 학교는 씨엠립 시내에서 한 시간을 넘게 비포장도로를 달려 찾아간 Kauk Khnaing 초등학교였다. 오전 오후반으로 나누어 수업을 하는 이 학교에는 꽤 많은 학생들이 다니고 있었다. 우리 일행이 찾아간 반은 6학년 교실이었는데 50명이 넘는 학생 중에 남학생은 다섯 명뿐이었다. 남학생들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부모님 일손을 돕느라 (농사일이나 소 키우는 일등) 학교를 다니지 못한다는 말을 들었다.

세 명의 작가들이 간단한 책 소개를 하고 강만수 시인이 동시 낭송을 하고 일행 다섯 명 모두가 동화 구연을 보여주었다. 맑은 눈의 아이들은 무척 즐거워했고 땀으로 온 몸이 젖은 우리들은 굉장히 흡족해하며 아예 극단을 만들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 동화구연을 보고있는 Kauk Khnaing 초등학교 어린이들 ]

도서관은커녕 읽을 책도 없고 전기도 들어오지 않아 어두운 곳에서 공부를 해야 하고 맨발로 몇 십 분을 걸어서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휴먼인러브가 전달한 책이 그들의 미래를 밝혀주는 작은 등불이 되길 바라며 두 번째 학교로 떠났다.

[ 책을 받고 좋아했던 Reul 초등학교 어린이들 ]

두 번째 학교에서는 시간적 여유가 없어 공연은 하지 못하고 아이들에게 책을 전달하고 학교 선생님들과 인사만 나누었다. 그렇게 두 군데의 학교를 돌고 나니 3시가 훌쩍 넘어 버렸다. 캄보디아의 초등학교는 7시부터 11시까지 오전반 수업이 있고 오후반은 1시에서 4시까지이기 때문에 더 이상 학교를 찾아갈 수가 없었다. 많은 아이들을 만나고 싶지만 도로 사정이 좋지 못해 빨리 움직일 수가 없었다.

희망의 싹을 틔우고 있는 사람들
캄보디아는 1969년부터 1979년까지의 기간 동안 킬링필드라고 불리는, 170만명이 학살당한 내전의 고통을 겪었다. 그 후로 캄보디아는 후진국의 길을 걷게 되었고 특히 교육과 예술은 너무나 많이 후퇴하게 되었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교육 과정 중에, 음악, 체육, 미술 과목이 전혀 없다는 사실은 우리 일행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 캄보디아 누싸리 화가(왼쪽에서 세번째)와 함께 ]

학교를 나와서는 우리나라에서의 전시회에도 참여를 했던 캄보디아의 누싸리 화가를 방문했다. 그는 자신의 작품에 농사를 짓는 캄보디아의 사람들의 모습을 따뜻한 혹은 애틋한 시선으로 담아내어 우리 일행 모두에게 감동을 주었다. 가난한 나라의 가난한 소년이 프랑스 유학까지 다녀와 여러 갤러리를 가지고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는 그의 인생이야말로 한 편의 치열하고도 아름다운 작품이었다.

저녁때는 이번 일정에 큰 도움을 준 빌브라이트 대학의 한국어과 석미자 교수님을 만났다. 캄보디아에 온 지 10년째가 되는 석미자 교수는 ‘세상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자식이 한 명은 나왔으면 좋겠다’는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가족들에게 경제적 도움을 받아 10년 내내 무급으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봉사를 하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의 방법으로 남을 돕는다. 누군가는 후원자로 뒤에서 봉사단체와 봉사자를 돕고 누군가는 그들을 대신해 직접 뛰어들기도 한다. 모두가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드는 사람들이다.

우리의 행보가 이들의 재능과 꿈을 끌어올리는 ‘마중물’이 되길
짧은 일정이 아쉬웠고 이름값 하는 무더운 날씨 때문에 고생은 했지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 우리가 전달한 책 몇 권이 그들을 당장 풍요롭게 만들 수도 없고 아이들을 모두 훌륭하게 자라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이것은 씨앗이며 마중물이다. 우리의 사랑은 캄보디아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자신들과 세상의 미래를 키워갈 작은 씨앗을 심어주고 그들의 재능과 꿈을 끌어올리는 마중물이 될 것이다.

[ Reul 초등학교 어린이들과 함께 ]

사람은 사랑을 만들고 사랑은 사람을 키운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휴먼인러브’ 인가 보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