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여름 한가운데서 시작한 휴먼인러브 ‘내꿈날’ 학습멘토 활동이 끝났다. 처음 봉사활동을 시작했을 때를 돌이켜 보았다. 아이들을 만나는 것이 좋았고, 그들과 함께 국어를 공부하는 즐거움으로 시작한 봉사활동이 어느새 나의 대학생활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일상이 되었다. 지금과 비교해보면 그 때의 나도 내가 가르쳤던 학생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어린 청소년이었다. 나는 점점 미성숙한 자신을 반성하게 되고 주어진 삶에 충실하게 노력하자는 마음이 생겼다. 휴먼인러브와 함께했던 5년 동안, 나는 성장해 있었다.
[ 꾸준한 봉사활동으로 구로구청장 표창장을 받은 ‘내꿈날’ 송민정 멘토(2016년 12월) ]
”내가 과연 이 아이들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을까?’
”멘토로서 그들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처음 학습멘토를 시작했을 때는 막막하기도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멘토링을 하면서 아이들이 단순히 성적을 올리기 위해 나를 찾는 것이 아닌 것을 깨닫게 되었다. 멘티들의 청소년기는 아름답지만 힘들었다. 다양한 환경과 처한 상황에서 그들은 자신과 함께 해줄 동반자를 찾고 있었다. 그들에게 나는 지식을 전해주는 고마운 봉사자이기 전에, 지금의 인생을 함께 보내줄 언니나 누나 같은 존재였던 것이다.
[ ‘내꿈날’ 학습멘토링에 참여한 송민정 멘토(오른쪽 첫 번째, 2012년 10월) ]
이후 ‘내꿈날’ 멘토 활동은 내 인생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원래 나의 꿈은 작가였다. 사람들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누군가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고 싶었다. 글은 그런 힘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내꿈날’ 멘토링 봉사활동을 하면서 나의 존재가 직접적으로 다른 이에게 도움이 되는 것에 매력이 느껴졌고 훌륭하게 성장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내 능력에 대한 믿음도 생겼다.
나는 자라나는 청소년의 권리를 지켜주는 일을 하기 위해 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했다. 법과 정의를 배우며 힘들 때마다 내가 지켜야할 존재들을 떠올린다. 그리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 다른 이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이 나를 지켜준다고 생각한다. 나를 믿어주고 나에게 감사하다고 말해준 제자들 덕분에 이 자리에서 행복하게 공부하고 있다.
[ ‘내꿈날’ 방학캠프에서 멘티들과 함께 조별활동을 하고 있는 송민정 멘토(왼쪽 첫 번째, 2014년 8월) ]
‘내꿈날’(내 꿈에 날개 달다)에서 처음 가르쳤던 학생들은 이제 대학생이 되어 22살, 23살의 봄을 맞이했다. 무엇보다도 아이들로 인해 내 자신이 많이 성장할 수 있었던 5년이었다. 봉사활동을 하는 매일이 행복했다. 20대 초반을 행복한 기억으로 채워준 휴먼인러브에 감사하다. 앞으로도 휴먼인러브와의 인연이 계속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