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하게 만들고 버리는 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가 해양 동식물의 생명을 위협하고 미세플라스틱이 되어 대형 포유류부터 플랑크톤에 이르는 광범위한 해양 생태계에 피해를 주며 바다 먹거리를 통해 인간에게 다시 돌아오고 있습니다. 어쩌다 해변으로 밀려온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는 그러한 비운을 피할 기회를 얻은 운수 좋은 녀석들입니다. 사람의 입장에선 어떨까요? 피해가 심해지는걸 막아야하는데 바다는 우리가 접근하기 힘든 곳이 훨씬 많고 바닷속에서 쓰레기를 수거하려면 전문 인력과 장비가 필요하다보니 비용이 많이 들고 위험합니다. 쓰레기가 해변까지 밀려왔다면 행운인거죠.
포항 구룡포 행운의 쓰레기 4,800L 수거
우리는 지난 10월 9일 포항 구룡포읍 하정리 일대 해변에서 해양쓰레기 4,800L를 수거했습니다.
이곳은 어망, 밧줄, 스티로폼 부표와 조각, 페트병이 많았고 낚시용품, 유리, 캔, 신발, 각종 플라스틱 조각, 냉장고 등이 있었습니다.
<포항 구룡포읍 하정리 일대 해변에서 수거한 해양쓰레기>
냉장고는 지난 8월에도 같은 장소에서 발견했는데요. 냉장고의 단열재와 부품들 역시 플라스틱이며, 냉매 화학물질인 프레온 가스는 대기로 방출되면 오존층을 파괴하고 지구온난화를 촉진하며 피부암을 유발합니다. 바다에 냉장고를 버리면 절대 안 돼요!
< 2021. 8. 28 포항 구룡포읍 하정리에서 대형 냉장고 수거 >
자갈 속에 자갈 크기의 쓰레기가 수두룩
자갈을 들출 때마다 스티로폼 조각, 병뚜껑, 칫솔, 주사기, 낚시 미끼, 담배꽁초, 일회용 수저, 빨대 등… 일상에서 흔하게 사용하고 버리는 것들이 바다에서 썩지도 않은 채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청정 바다 울진, 해양쓰레기 2,100L 수거
지중해가 부럽지 않은 쪽빛 물결,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서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는 생태적 가치가 높은 울진의 바다도 해양쓰레기는 피할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10일, 울진 공세항방파제와 망양정해수욕장 일대에서 해양쓰레기 2,100L를 수거했습니다. 이곳에서도 어망과 밧줄, 스티로폼 부표, 페트병 등이 발견되었고 방파제 주변에서는 선박의 충격 완화용 타이어, 해변에서는 형광등과 우레탄폼 스프레이가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포항 구룡포읍 하정리, 울진 공세항 방파제에서 수거한 낚시 쓰레기>
낚시, 차박 쓰레기 증가
낚시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것은 쓰레기를 통해서도 체감할 수 있습니다. 방파제나 갯바위는 바위틈마다 낚싯줄과 바늘이 걸려 있고 낚싯바늘이 끼워진 인조미끼는 이제 어느 해변을 가든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하면서 차박(차 안에서 숙박하는 야영)이 급격히 늘었습니다. 차박 명소로 알려진 곳은 주말이 지나면 쓰레기 천지가 되고 있어요.
< 차박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 >
관심은 높아졌지만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어요
북태평양의 거대 쓰레기섬 발견, 빨대가 꽂힌 거북이, 새끼에게 플라스틱을 먹이는 바다새 알바트로스 등이 화제가 되며 쓰레기로 인한 해양오염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어요. 해양쓰레기의 발생을 예방하고 해양쓰레기를 수거하고 처리하는 법과 시설이 필요하며, 우리 사회가 자원을 한번 쓰고 폐기하는 것이 아닌 계속 순환하여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쉽지 않은 여정을 위해 국민적 공감대와 인식이 높아져야 겠죠.
행운의 쓰레기를 주워요🍀
내가 가져온 쓰레기는 반드시 되가져 가고 바다에서 당신의 손길을 간절하게 기다리는 행운의 쓰레기를 만난다면 꼭 주워주세요. 나아가 과대포장이나 재활용이 되지 않는 제품 사지 않기, 불필요한 물건 거절하기, 일회용품 사용 자제하기, 텀블러 사용하기, 올바른 분리 배출하기 등 일상에서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선택을 해요.
2021년 휴먼인러브 환경 캠페인 ‘쓰레기 없는 깨끗한 바다 만들기’는 휴먼인러브 가족후원회원님, 해피빈, 포스코1%나눔재단의 지원과 자원봉사 여러분의 참여로 진행됩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