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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계층활동소식

봄비처럼 세상을 적시는 ‘목소리’

By 2018년 05월 10일8월 22nd, 2024No Comments

장애인에게 4월은 조금 특별합니다.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처럼 재활의지를 다지는 한편, 용기를 내어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터트리기도 합니다. 4월, 휴먼인러브는 어느 때보다 장애인과 가족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시간을 보냈고 그 이야기를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은 오늘도 진행 중입니다.

저소득 발달장애인 가정의 ‘목소리’를 듣다
4월이 되면 휴먼인러브 장애인 지원사업부 직원들은 누구보다 바빠집니다. 직원들은 휴먼인러브가 지원하고 있는 저소득 발달장애인 가정에 근황을 여쭙고 지원이 효과적으로 운용되고 있는지 조사합니다. 이와 같은 모니터링은 1년에 2번 실시되며 지원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원방법과 규모를 조정하게 됩니다. 휴먼인러브 지원 대상 가정의 형태를 보면 중증 발달장애 자녀를 한부모가 양육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녀를 혼자 둘 수 없다 보니 소득활동을 할 수 없어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할 길이 없고 일상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어서 가족들도 몸과 마음에 병을 가지고 있기 일쑤였습니다.

[ 휴먼인러브가 지원하는 한부모 가정의 성인 자폐장애인. 종이로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찻길로 뛰어들거나 분노를 표출하는 문제 행동을 할 때 어머니 혼자서 감당하기가 무척 어렵다. ]

그 다음으로는 부모님도 장애를 갖고 있는 경우인데 마찬가지로 경제적 어려움과 양육의 어려움이 몹시 컸습니다. 특히 중증 발달장애인은 특수학교(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갈 곳이 없어서 하루 종일 집에만 있는 경우가 많고 발작 증상에 대한 약을 복용하면서 후유증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 청원에 함께하다
‘세계 자폐증인식의 날’이었던 지난 4월 2일,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님들(전국장애인부모연대)과 관계자 등 3,000여명은 청와대 앞에 모여 ‘발달장애 국가책임제’ 도입을 간절히 호소했고 그 중 209명의 부모님은 삭발을 강행했습니다. 부모님들은 그 후로도 천막에서 숙식을 하며 호소를 이어오다가 지난 4월 30일, 광화문 광장에서 청와대까지 삼보일배 행진을 하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휴먼인러브는 지난 4월 2일 삭발식 현장을 찾아 부모님들의 용기 있는 행동에 지지를 보내고 휴먼인러브 가족후원회원님들과 ‘희망나눔캠페인’에서 만난 대중들에게 ‘발달장애 국가책임제’의 배경과 필요성을 알리고 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개설한 청와대 국민 청원에 동참해 주시길 부탁했습니다.

[ 휴먼인러브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 청원 지원 ]

‘발달장애 국가책임제’
발달장애는 전 생애에 걸쳐 본인과 가족의 어려움이 크기 때문에 발달장애인의 돌봄 책임을 국가가 함께 나누자는 것입니다. 이는 발달장애인의 주간활동 서비스 제도화, 발달장애인 일자리 창출 지원, 가족지원체계 구축, 발달장애인 자조단체 운영 활성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영화로 말하는 ‘장애인 인권’
지난 4월 25일부터 3일 동안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가 열렸습니다. 본 영화제의 주목할 부분은 장애인이 직접 영화를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장애인이 제작, 출연한 영화를 상영하는데 중점을 둔 것입니다. 장애인의 이야기를 비장애인이 다루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영화나 TV에 나오는 장애인은 바보처럼 착하거나 동정과 시혜의 대상 정도에 그칩니다. 직장 동료들과 퇴근 후에 술잔을 부딪치며 일상사에 대한 희로애락을 이야기하는 것은 우리네 보통의 모습인데도 불구하고 스크린에 비췬 장애인의 그런 모습이 새롭게 보이는 것만으로도 스스로가 가졌던 편견을 발견하고 ‘왜 그래야 하지?’ 라는 의문을 던지게 합니다.

[ 4월 25일부터 27일까지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린 제 16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

어렸을 적 장애인 수용시설에 보내졌던 발달장애인이 18년 만에 시설을 나와 한 살 터울 언니와 사회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어른이 되면’은 발달장애인인 주인공 장혜정씨가 존중받는 인격체로 사람들과 사회에서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과 희망을 보여줍니다.
장애인이 만들고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은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를 지역이나 마을, 학교, 직장, 거주시설 등에서 상영하고자 하는 경우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사무국(070-4047-5925 / 420sdrff@hanmail.net)에 문의하여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 개막작 ‘어른이 되면’의 주인공 장혜정씨가 무대인사에서 열창을 하고 있다. ]

이슬 같은 봄비가 조용하고 지긋하게 땅을 적시고 회색 세상을 노랑과 분홍, 형형색색의 초록으로 바꿉니다. 봄비같은 그들의 ‘목소리’가 사람들의 마음에 스며 이제도 세상을 움직였고 앞으로도 더 아름다운 세상으로 바꿔갈 것입니다. 함께 귀 기울이고 함께 소리 내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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