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부터 서울 지역에 쏟아진 500mm 이상의 집중호우로 10여 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으며, 저지대 주택과 상가 2,700여 곳과 차량 5,000여 대가 침수됐습니다. 서울에선 관악구, 동작구, 서초구, 영등포구의 피해가 컸는데요. 휴먼인러브는 영등포구 대림2동에서 수해복구 활동을 실시했습니다. 이번에 특히, 반지하층 세대들의 피해가 컸습니다. 빗물이 손 쓸 새 없이 순식간에 집안으로 밀려들며 전자제품과 가구, 살림살이 등이 망가져서 쓸 수 없게 되었고 빗물에 하수가 섞여 있었던 탓에 집안에는 악취가 풍겼습니다. 대피소를 오가며 집을 정리하는 이재민들의 얼굴에는 수심과 착잡함이 가득했습니다.
”이전에도 몇 차례 수해를 겪었는데 이번 폭우 때도 여지없이 피해를 입었어요.”
우리는 흙탕물에 잠겨 망가진 전자제품과 가구, 장롱, 이불, 각종 집기들을 집 밖으로 꺼내고 바닥에 고인 물이 마르도록 장판을 걷어냈습니다. 거의 모든 살림살이를 버리고 쓸만한 집기 일부만 트럭에 옮기시던 이재민분은 결국 참았던 눈물을 터트리고 말았습니다.
한 독거 어르신께서는 아직 양수기 지원을 받지 못해 혼자서 계단을 오르내리시며 바가지로 집 안에 고인 물을 퍼내고 계셨습니다. 휴먼인러브 봉사자들은 줄지어 서서 대야를 이용해 물을 모두 퍼냈고 쓸만한 집기는 비닐에 담아 밖으로 빼내고 흠뻑 젖어 있던 장판은 물기가 마를 수 있도록 널어 두었습니다. 어느 정도 정리가 되자 어르신께서는 집 밖으로 나오셔서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를 전하셨습니다.
”이렇게 도와주니 너무 고맙습니다.”
한편,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재민들이 많이 있었지만, 지원에 대한 정부의 지휘 및 소통체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현장의 수요를 제대로, 유연하게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를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어르신들은 정보 접근에 취약하다 보니 피해접수나 봉사자 신청을 못 하시거나 뒤늦게 하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현장에서는 지원을 요청한 순서에 따라 봉사자를 배정했는데 우리가 복구 활동을 하고 있을 때에도 근처에 사시던 어르신께서 애타는 눈빛으로 발을 동동 구르시기도 하셔서 매우 안타까웠습니다. 이와 같은 재난 현장의 한계와 문제점들을 수집하여 이재민 지원이 보다 빠르고 세심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체계를 보완해야 할 것입니다.
휴먼인러브 가족후원회원님. 수해복구 활동에 참여해주신 자원봉사자님께 깊이 감사드리며, 이재민 분들 모두 하루빨리 일상을 회복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