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토요일, 서울 동교동의 휴먼인러브 ‘내꿈날(내 꿈에 날개달다)’ 학습멘토링 모임방은 삼삼오오 머리를 맞댄 대학생 멘토들과 고등학생 멘티들로 채워집니다. 휴먼인러브 홍보팀이 깜짝 방문한 날, 그 중에서도 끊임없는 질문으로 멘티들을 몰입시키는 신동진 멘토,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순간까지 멘티에게 시험 팁을 전수하는 김성돈 멘토가 눈에 띄었는데요. 두 멘토에게 ‘내꿈날’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휴먼인러브 ‘내꿈날’의 신동진 멘토(왼쪽), 김성돈 멘토(오른쪽) ]
Q. 자기소개를 부탁해요.
신동진 멘토 : 저는 서울대학교에서 건축공학과 물리학을 전공하고 있고, 작년부터 ‘내꿈날’ 학습멘토로 활동하고 있는 신동진입니다. ‘내꿈날’ 학습멘토는 휴먼인러브에 후원 신청을 할 때 처음 알게 됐는데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것이 어느새 1년이 훌쩍 넘었네요^^
김성돈 멘토 : 저는 홍익대학교 컴퓨터공학과에 재학중인 김성돈 멘토입니다. 고등학교 1, 2학년 때 ‘휴먼인러브 청소년 소프트웨어 봉사단’으로 활동했던 것이 인연이 되어 현재는 휴먼인러브 소프트웨어 보조강사와 ‘내꿈날’의 학습멘토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나의 ‘내꿈날’ 학습멘토 활동을 소개해주세요.
김성돈 멘토 : 저는 지금 고등학교 3학년 멘티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저의 멘티는 당장 내신관리와 수능이 닥치다 보니 다소 긴장해있고 뭘 집중해야 하는지 갈피를 잡지 못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 제 경험을 바탕으로 도움을 주고 있어요. 오늘은 멘티가 어려운 문제를 많이 풀어봐야 한다는 생각에 치우쳐 있는 것 같아서 쉬운 문제와 어려운 문제의 점수비율이 비슷하기 때문에 쉬운 문제도 정확히 맞출 수 있도록 개념을 확실히 아는 게 중요하다고 알려주고 그렇게 지도해줬습니다.
신동진 멘토 : 저는 3명의 멘티들에게 수학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친구들이 실력이 부족하거나 머리가 나쁜 게 아니라 자신들이 아는 것을 다 시도해보면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는데 문제는 자신감인 것 같아요. 처음에 해보고 안 풀리면 ‘엇, 안 되네? 나는 못 푸는 문제야. 나는 안 되나 보다.’ 하고 생각해버리고 다른걸 시도를 안 해요. 자신감은 더 떨어지고요. 저의 역할은 그런 친구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 가장 큰 것 같아요.
[ 휴‘내꿈날’ 학습멘토링 중인 신동진 멘토 ]
Q. 멘토활동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인상 깊었던 일이 있다면요?
신동진 멘토 : 아이들은 자주 보던 문제가 아니라 상황이랑 엮어서 응용이 된 문제들을 접할 때가 있는데 멘티들은 그걸 더 알아보려 하지 않고 처음 보는 거니까 하면서 겁을 먹으면서 할 수 있을 만한 것도 포기해버리는걸 봤어요. 하지만 힌트를 주면서 계속 질문을 했더니 멘티가 자신이 아는걸 총 동원해서 매치를 시켜보고 그러다 맞으니까 ‘내가 못 풀 문제는 없어!’ 라고 하는데 그때 무척 보람찼어요.
김성돈 멘토 : 저도 멘티가 자신감을 얻었다고 느꼈을 때에요. 그 날도 오늘처럼 확률과 통계를 가르치고 있었는데 저한테 난이도 중급 정도 문제를 물어봤어요. 그런데 그 문제를 바로 풀어주기보다 개념을 가르쳐 주고 초급 정도 문제를 같이 풀어봤어요. 그리고 나서 처음에 물어본 문제를 스스로 풀어보게 했는데 앞에 배운걸 응용해서 정석대로 풀이를 너무 잘 해가더라고요. 멘티가 답지를 확인해보더니 맞았다고 너무 좋아하면서 저에게 하이파이브를 하는데 그때 손뼉 맞출 때 너무 뿌듯했어요. 멘티가 스스로 하고, 이렇게 하면 다른 것들도 다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자신감을 얻는 걸 볼 때 저도 더불어 자신감을 얻게 되요.
[ ‘내꿈날’ 학습멘토링 중인 김성돈 멘토 ]
Q. 반대로 힘들었던 때는 언제였나요?
김성돈 멘토 : 한번은 갑작스럽게 여러 명의 학생들 앞에서 모의고사 문제풀이를 해주는 상황이 되었는데 그때는 제가 멘토 활동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뻘쭘 한데다가 30개의 문제풀이를 내리 하려니 진땀이 났던 기억이 나요. 쉬는 시간에 얼른 답지를 확인하고 풀이를 숙지해서 무사히 고비를 넘길 수 있었어요.
신동진 멘토 : 제가 가르치는 멘티가 고 3 올라가면서 모의고사를 보고 왔는데 성적이 안 좋았는지 의욕을 잃더라고요. 학년이 올라가면 난이도도 올라가는 건데 그것 때문에 할 수 있는 것도 못하고 그런걸 보면서 안타까웠어요. 그럴 때 말고는 숙제도 잘해오고 힘든 건 없어요.
Q. 청소년기를 먼저 보내본 선배로서 멘티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김성돈 멘토 : 저는 놀 때는 정말 잘 놀았어요. 공부 생각 안하고 신나게 놀다 보면 스트레스도 다 풀리고 그러니까 공부할 때는 집중이 더 잘 됐어요. 충분한 휴식을 가졌고 교우관계도 좋고요. 공부와 놀 때를 구분하면 좋겠어요. 청소년기에 불안해하면서 논다거나 몰래 논다거나 괜히 눈치를 볼 때가 많거든요.
그리고 이건 저의 좌우명이기도 한데요. 노력에는 반드시 결실이 따른다는 거에요. 수학, 과학이 일상생활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수학을 잘하는 사람이 뭔가 새로운 걸 배울 때 어리둥절하거나 못한다고 하거나 그러진 않거든요. 하다 못해 뇌 발달에도 도움이 되요. 공부나 다른 어떤 것이 될 수도 있지만 뭐든 노력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내꿈날’ 학습멘토링 중인 신동진 멘토 ]
신동진 멘토 : 저는 공부를 재미있게 하려고 노력했어요. 재미있기도 했고요. 예를 들어 생명과학에서 소화과정을 배웠다면 ‘내가 지금 뭘 먹었는데 어디서 어떤 소화액이 분비되고 있겠구나.’ 하면서 실생활과 연결하니까 재미있고 새로운걸 배우는 기쁨이 있었어요. 그런데 친구들은 뭔가 새로운 게 나오면 그걸 아는 기쁨보다 ‘아휴 저것도 해야 돼? 저런 것도 맞춰야 돼?’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더라고요. 스트레스를 안 받을 수는 없겠지만 앎의 재미도 느꼈으면 좋겠어요.
휴먼인러브 ‘내꿈날(내 꿈에 날개달다)’은
휴먼인러브의 국내 저소득가정 고등학생 지원사업입니다. 장학금지원, 학습 및 진로멘토링, 심리상담을 통해 학생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진로를 너무 성적에만 맞추는 경향이 있어요. 하고 싶은 게 있어도 성적이 안 된다고 포기하는 게 안타까웠어요. 꿈이 없다면 생각을 해보고 꿈이 있다면 그걸 위해서 꼭 공부가 아니더라도 내가 뭘 할 수 있을지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