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우무룬디 (Umurundi : 부룬디 말로 부룬디 사람이라는 뜻) 박준권입니다. 오랜만에 이렇게 소식을 전해 드리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잘 지내셨나요^^?
저는 지난 6월 한국에 들어왔다 다시 부룬디로 돌아와서 그 동안 준해했던 장학사업을 진행하며 바쁜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르완다 지부의 사정으로 인해 제가 르완다 지부의 업무까지 맡으며 조금 더 바빠지기도 했고요. 그래서 요즘에는 부룬디와 르완다를 오가며 현재 진행하는 사업들을 체크하고 향후 진행될 사업들을 조율하고 있습니다.
휴먼인러브 부룬디, 장학사업 실시
휴먼인러브 부룬디 지부는 올 해 초부터 시작한 지역조사를 바탕으로 부반자 프로빈스에 있는 부반자 꼬뮨의 4개존(부반자, 무람바, 미타카타카, 무뷰코)에서 장학사업을 실시하기로 하였습니다. 사업을 준비하며 교육 담당 공무원, 각 학교 교장선생님 등 현지 관계자들과 여러 번의 미팅을 진행하게 되었는데요. 장학금 지원을 두고 각 지역간, 학교간에 팽팽한 신경전이 오가며 긴장감과 돌았고, 결국 그러한 과정을 거치며 처음 프로빈스 차원에서 논의됐던 계획에서 많은 부분이 수정되었습니다.세세한 이야기를 다 해드릴 수는 없지만 일부분을 함께 공유해 보면 여러분이 부룬디와 국제개발협력 분야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요.
장학금 지원을 두고 치열한 논의가 오갔던 미팅 현장
장학사업을 위한 미팅은 크게 3단계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부반자 프로빈스의 교육 담당 공무원과의 미팅이었고, 2차는 부반자 프로빈스 교육 담당 공무원과 프로빈스 내 4개 존(Zone)을 담당하는 공무원들, 3차는 앞서 함께한 분들과 부반자 지역의 중학교 이상 14개 학교의 교장들과의 미팅이었습니다.처음 프로빈스 공무원 미팅에서는 각 존(Zone)마다 장학생을 20명씩 선발하자고 이야기되었는데 미팅을 거듭하며 각 지역별로 학교의 수와 학생의 수가 다른데 그렇게 하는 것이 불공평하며 거기다 장학생 인원이 너무 적다는 의견이 다수였습니다.
그래서 혹시 지역당 인원이 너무 적다면 우선적으로 2개의 존에서 먼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내년에 나머지 2개 지역에서 장학생을 선발하는 것은 어떠냐고 제안했더니, 한 공무원은 어떤 지역이 늦게 지원을 받고 싶겠냐며 반문을 하기도 하고, 선생님 한 분은 만약 자신의 학교가 나중에 지원을 받게 된다면 매우 불만을 갖게 될 거라고 했습니다.
그럼 전체 학생수에 비례하여 장학생 수를 정하면 어떠냐는 의견에는 모든 학교가 똑 같은 인원으로 해야 서로 기분이 덜 나쁠 것 같다는 의견이었습니다. 다들 자신이 속한 학교와 학생, 지역이 가장 지원이 시급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그런지 오가는 논의가 치열했습니다.
결국 3차 회의와 본부와의 협의를 거치며 각 학교별로 일괄 7명씩 학생을 선발하자는 의견으로 합의 되었고 14학교 최종 98명이 올 9월을 시작으로 졸업 시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소통하는 것이 중요해요
사업을 논의하다 보면 이런 상황이 생길 때가 적지 않은데요. 예상은 했지만 막상 이런 분위기가 되면 자칫 잘못하면 지역간에 싸움을 부추기는 계기가 될 수도 있고, 갈등을 조장하게 될까 봐 무척 긴장되고 조심스러워집니다. 장학사업이 수익증대 사업이나 개발사업보다 갈등이 적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제 예상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도울 수 있는 수는 한정되었는데 부득이한 이유로 특정 사람과 지역을 선발하게 된다면 비록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역의 동의와 이해가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우리가 싸움의 중심에 설 수 있다는 것을 또 다시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