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인러브와 발달장애 특수학교 성베드로학교는 지난 4월 21일 경기도 오산의 ‘물향기수목원’에서 장애아동·청소년과 부모님, 선생님들이 모두 함께 숲길을 걷는 ‘우리 함께 걸어요’를 개최했습니다.
[ ‘우리 함께 걸어요’ 행사모습(2017. 4. 21) ]
설레는 봄소풍
4월의 숲은 생명력이 넘쳤습니다. 봄볕을 반기는 꽃봉오리들이 여기저기서 축포를 터트리고, 겨우내 딱딱했던 가지와 흙 속에 숨어있던 새싹들은 앞다투어 싱그러움을 뽐냈습니다. 숲이 주는 봄의 선물을 한아름 안고 우리는 함께 걸었습니다.
[ ‘우리 함께 걸어요’ 행사모습(2017. 4. 21) ]
”어렸을 때 부모님이 소풍에 오시면 마음이 든든하고 더 신났었거든요. 우리 아이도 그렇더라고요. 그래서 꼭 시간을 내서 오게 되요."
-( ‘우리 함께 걸어요’ 참가 학부모님 )-
”발달장애는 아이와 교감하고 스킨십을 하는 게 참 중요해요. 숲은 아이와 교감을 하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에요."
-( ‘우리 함께 걸어요’ 참가 학부모님 )-
내 마음을 알아채셨나요?
다리가 불편한 한 아이가 엄마의 손을 잡고 한걸음 한걸음 열심히 걸었습니다. 아이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무표정이었지만 어머니께서는 아이의 호흡소리를 듣고 지금 폭발하기 일보 직전이라고 하셨습니다. 길 옆에 잠시 멈춰 아이에게 ‘물 마실까?’ 하고 물으시더니 아이에게 물을 건네셨습니다. 아이는 다른 친구들보다 늦게 도착했지만 걱정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스스로 걸어서 1차 목적지까지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 ‘우리 함께 걸어요’ 행사모습(2017. 4. 21) ]
답답할 때 누가 내 마음을 알아주기만 해도 마음이 개운해지고 힘이 납니다. 표현하는 것이 어려운 발달장애 아이들이 나름대로 자신이 할 수 있는 표시를 할 때 그 마음을 알아 준다면 아이는 용기를 얻고 자신 앞에 놓인 난관들을 하나씩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 ‘우리 함께 걸어요’ 행사모습(2017. 4. 21) ]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아이’
”한 아이가 가다가 돌발 행동을 했어요. 마침 그 앞 벤치에 남녀가 앉아 있었는데 아이의 행동을 보고 무척 놀라더라고요. 그러다 이내 뒤이어 비슷한 다른 아이들이 많이 지나가니까 그분들의 표정이 풀리는 걸 봤어요. 만약에 내 자녀였다면 과연 나는 이 시선을 감당할 수 있었을까? 단체로 함께 하니까 다닐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휴먼인러브 자원봉사자 신명희님 )-
발달장애 자녀를 둔 가정의 경우, 시간적인 여유가 되더라도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야외활동을 하기가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가정들이 같이 함께 하는 기회가 더 소중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 ‘우리 함께 걸어요’에서 ’얼굴 몰아주기’ 미션을 수행하고 있는 학급 ]
발달장애인을 만난다면 누군가에게 그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존재’이며, 개개인이 모두 다르듯이 표현의 방식이 다를 뿐이라는걸 기억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