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10월, 어린이들 마음속에 있던 바다에 대한 사랑과 걱정, 그리고 지켜내고 싶은 열망이 세계 곳곳에서 터져 나왔습니다. 우리는 제 5회 「내가 사랑하는 바다」 국제 어린이 환경 그림대회에서 그것을 확인할 수 있었죠.
[ 5회 대회에 참여한 아프리카 가나의 어린이들 ]
이번 5회 대회에는 18개 국가, 3,500명의 어린이가 함께 했습니다. 1회부터 5회 대회까지 누적 참여 어린이는 총 10,229명. 그러나 이 숫자는 대회 성과의 전부가 아닙니다. 지난 5년간 쌓아온 것은 아이들의 마음속에서 시작된 인식의 변화이고, 그 변화가 표현과 행동으로 이어지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대회는 단순한 그림 공모를 넘어, 어린이들이 바다를 이해하고 자신의 언어로 응답하는 글로벌 해양환경보전 캠페인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 바다를 지키기 위해 대회에 참여한 인도 락샤드위프제도의 어린이들 ]
인식에서 행동으로 이어지는 경험
「내가 사랑하는 바다」는 단순히 그림만을 그리는 평범한 대회가 아닙니다. 휴먼인러브는 어린이들이 바다를 한 번 더 깊이 생각하고, 스스로 질문하며, 자기 언어로 표현도 해보고, 직접 행동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이를 위해 올해는 대회 운영뿐만 아니라 크리에이티브 가이드 제작, 추천 도서 목록 배포, 그리고 해외 협력 단체들의 대회 및 현장 활동 참여를 지원했습니다. 아이들은 이 과정을 통해 바다를 ‘그리는 대상’이 아니라 ‘지켜야 할 존재’로 인식하기 시작합니다.
아이들에게 묻고, 아이들의 방식으로 답을 듣다
공모 방식은 예년과 같았습니다. 2013년부터 2020년 사이에 태어난 어린이라면 ‘내가 사랑하는 바다’, ‘바다와 나의 꿈’, ‘바다와 지구를 지켜요’ 세 가지 주제 중 하나를 선택해 그림으로 표현합니다. 하지만 올해 휴먼인러브는 한 가지 중요한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아이들은 왜, 그리고 어떻게 그림을 그릴까?
그래서 참가 어린이와 보호자를 위한 크리에이티브 가이드를 한국어와 영어 버전으로 제작했습니다. 이 가이드는 답을 알려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책을 함께 읽고, 바다에 대해 이야기하고, 각자의 생각을 자유롭게 꺼내고 상상할 수 있는 질문들을 담았습니다. 이 대회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아이들이 느낀 바다가 곧 답’이기 때문입니다.
그림에서 현장으로 이어지다
2025년은 특히 더 특별한 한 해였습니다. 한국을 넘어 인도, 미얀마, 인도네시아, 가나의 해외 협력 단체들이 함께하며 그림대회가 어린이와 함께 하는 환경 실천 활동으로 확장되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그림만 그리지 않았습니다. 바다에 관한 책을 읽고, 현지 언어로 바다를 이야기하고, 해변과 호수를 걸으며 쓰레기를 줍고, 자신이 사는 곳의 환경을 다시 바라보았죠. 이제 그림 그리기는 단순한 예술 활동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나아가는 과정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심사위원들의 공통된 한마디
”이번 심사는 정말 어려웠습니다.
3,500여 점의 작품에는 바다 생물에 대한 애정, 해양 오염에 대한 정확한 인식, 그리고 우리가 바다를 위해 할 수 있는 행동들이 각기 다른 색과 시선으로 담겨 있었습니다. 예심과 본심을 거쳐 각 주제별 최우수 작품과 스페셜 어워드를 포함해 총 32점의 수상작이 선정되었고, 우수작을 포함한 대표 수상작 161점은 온라인 갤러리를 통해 누구나 감상할 수 있습니다. 심사위원들은 수상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작품이 바다를 향한 진심 어린 마음을 담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행동 변화의 시작
대회는 일회성 체험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의 삶 속에서 실제 행동 변화로 이어졌습니다.
마헤쉬바리(Maheshwari)는 작년 그림대회 수상자입니다. 하지만 올해는 참가자가 아닌 자원봉사자로 대회에 함께 했습니다. 마헤쉬바리는 대회 이후 바다와 더 깊이 연결되었고, 일상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중단하고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실천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마헤쉬바리는 자신의 경험을 다른 어린이들에게 나누며 ‘대회 참여를 계기로 행동이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직접 보여주었습니다.
[ 마헤쉬바리 ]
[ 우다야쿠마르(인도네시아, 0세) ]
우다야쿠마르(Udayakumar)가 환경 인식 개선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후, 그가 속한 공동체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이제 우다야쿠마르의 학교와 마을의 친구들 중에서는 아마 지역 호수의 중요성을 모르는 친구들이 없을거에요. 우다야쿠마르는 환경 보전의 중요성을 알리는 캠페인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환경은 더 이상 ‘배우는 주제’가 아니라 함께 지켜야 할 일상이 된 것입니다.
한 사람의 변화가 다음 사람에게
「내가 사랑하는 바다」는 수상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수상한 어린이들은 휴먼인러브가 지원하는 바다와 환경 관련 도서들을 자신이 희망하는 곳에 직접 기부합니다. 한 아이의 그림은 또 다른 아이에게 책으로 전달되고, 그 책은 다시 바다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이어집니다. 대회는 처음부터 한 사람의 변화가 다음 사람에게 전달되도록 설계된 순환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인도-노르웨이 해양오염 및 플라스틱 폐기물 포럼
이러한 어린이 중심의 몰입형 교육과 활동을 통한 경험과 배움은 현장에만 머무르지 않았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바다」에서 축적된 이야기와 성과는 2025년 12월 인도 뭄바이에서 개최된 인도–노르웨이 해양오염 및 플라스틱 폐기물 포럼을 통해 인도 주요 환경 관련 정부 관계자, 유엔환경계획(UNEP) 인도 대표, 노르웨이 대사관, 활동가, 시민 단체들에게 공유되었습니다. 어린이들의 그림과 행동은 지식과 정책, 그리고 국제 협력의 언어로 확장되었고, 어린이 환경 교육이 왜 중요한 지에 대한 강력한 근거를 제시하였습니다.
‘참여한 아이들’이 아닌, ‘함께한 아이들’
이전까지 개인 온라인 참여가 주가 되었다면 5회 대회는 달랐습니다. 그림을 그리기 전 대화 방법을 제시하고, 해외 협력 단체들과 함께 세계 곳곳에서 현장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현지 상황과 문화는 다르지만 하나의 목적을 위해 소통했고 무엇보다 과정과 관계가 중심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말합니다.
”2025년「내가 사랑하는 바다 」에서는 '참여한 아이들'이 아니라 '아이들이 함께한' 대회였습니다.
어린이들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바다는 멀리 있는 풍경이 아니라 지구의 모든 생명과 연결된 존재라는 것을. 그리고 우리에게 묻고 있습니다.
”이 바다를, 어떻게 지킬 건가요?
5회 대회 심사위원인 이사벨라 조르지니 작가님이 말씀하셨듯 ‘작은 행동 하나하나는 작은 물방울과 같지만, 결국 그 물방울들이 모여 바다를 이룹니다.’ 휴먼인러브는 앞으로도「내가 사랑하는 바다」국제 어린이 환경 그림대회를 통해 이 질문을 다시 아이들에게 건네고, 아이들과 함께 그 물방울들을 이어가려 합니다.
「내가 사랑하는 바다」를 함께 만들어 주신 어린이 여러분과 선생님, 후원사 코리안리재보험, 협력 단체 – CARESS, ECOTON, Myanmar Ocean Project, Upcycle it Ghana, Pitchandikulam forest, 책방-모알보알, 메라키 에 특별한 감사를 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