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10일차가 되자 헤비급 구조대들이 빠져나가면서 수색, 구조 장소 배치가 계속해서 바뀌었습니다. 황금같은 시간을 놓칠새라 유엔 현장활동조정본부, 국제탐색구조자문단, 튀르키예 재난관리청과 분주하게 연락을 주고 받으며 우리가 계속 현장에서 수색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과 먼저 활동했던 한국구조대원의 조언에 따라 주택가 구역을 배정해달라고 강하게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운명처럼 우리는 튀르키예 재난관리청 카라만팀과의 협력이 성사되었습니다. 카라만팀이란 카라만 지역의 튀르키예 재난관리청으로 우리네 경기도 소방본부, 강원도 소방본부와 같은 구분이었습니다.
위험 요소가 도사리는 민감한 구조 현장에서 서로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 협업은 불가능한 일. 오전 활동을 통해 우리가 인명 구조에 진심인 것과 조직력있게 활동하는 모습, 현지 문화를 존중한 부분에서 카라만은 신뢰를 느꼈다고 했습니다. 카라만팀의 세리페단장은 우리에게 베이스캠프가 춥지 않냐며 난로를 주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조심스럽게 희생자 시신을 수습하여 가족의 품으로 보내드렸고 뒤이어 다른 방에서 발견한 희생자 1명을 역시 가족의 품으로 보내드렸습니다.
중장비로 구조물을 드러내자 먼지 속에서 실종자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미 숨을 거둔 상황. 우리는 건물 잔해 속에서 조심스럽게 2명의 고인을 구조하여 가족의 품으로 보내드렸습니다. 해가 저물어가지만 쉽사리 현장에서 발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우리 뒷편으로 실낱같은 희망을 붙잡고 애타게 가족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졌습니다. 전체 구조단 미팅 시간이 다 되어서야 카라만팀에게 생존 신호가 발견되면 연락을 주겠다는 확답을 받고 작전본부로 향했습니다.
※ 휴먼인러브 긴급구조단은 INSARAG(국제수색구조자문단)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대한민국의 유일한 최초 민간 구조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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