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8일은 국제 문해의 날이고, 올해 UNESCO가 정한 주제는 ‘사람과 지구, 그리고 번영을 위한 문해력’입니다. 지난 3월, 르완다 동부주 부게세라군 르웨루 지역에서 이 주제를 그대로 증명한 하루가 있었습니다.
2026년 3월 30일, 르웨루 지역 성인 281명이 휴먼인러브 성인문해교실을 수료했습니다. 여덟 달 전, 이들 대부분은 자기 이름을 쓸 수 없었습니다.
르완다 정부와 휴먼인러브가 공동 발행한 수료증을 들고 선 르웨루 지역 수료자들. 2026년 3월 30일.
8개월, 15개 센터, 주 2회
휴먼인러브는 2025년 8월부터 2026년 3월까지 르웨루 지역 15개 센터에서 비문해 성인 300명을 대상으로 문해교실을 운영했습니다. 주 2회, 한 번에 두 시간씩. 여덟 달을 끝까지 완주한 이는 281명, 수료율 93.7%입니다.
3월 30일 수료식에는 수료자와 지역 교육 관계자, 문해교실 교사, 수료자 가족까지 350명이 모였습니다. 부게세라군 교육담당관 알베르 니이게나, 르웨루 지역 장학사 프레데릭 무케시마나가 자리를 함께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르완다 정부와 휴먼인러브가 공동 발행한 공식 수료증 281장이 수여됐습니다. 한 명씩, 이름이 불릴 때마다 앞으로 나와 받는 방식이었습니다.
식이 시작되기 전까지 참가자들은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사람씩 이름이 불려 앞으로 나갈 때는 사뭇 긴장한 모습이었습니다. 281번의 호명이 그만큼 진지한 일이었다는 뜻일 겁니다.
수료증은 한 명씩 이름을 불러 전달했습니다.
“이제 아이들 숙제를 봐줄 수 있습니다”
마자네 센터에서 수료한 솔란지 우위마나 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수업에 오기 전에는 제 이름조차 읽거나 쓸 수 없었습니다. 오늘 수료증을 받았고, 제 자신이 자랑스럽습니다. 이제 아이들 숙제를 봐줄 수 있고, 제 작은 가게의 간단한 장부도 정리할 수 있습니다.”
니라기세케 센터의 필로메네 아히샤키예 씨는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이 프로그램이 제 삶을 바꿨습니다. 늘 뒤처져 있다고 느꼈는데, 지금은 자신감이 있습니다. 이 나이에 배워 보니 배움에 늦은 때란 없더군요.”
문해교실은 읽고 쓰기만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기본 산술과 보건위생 지식이 함께 들어갔습니다. 이유는 분명합니다. 글과 숫자를 읽지 못하면 일상에서 구체적인 벽을 만나기 때문입니다. 성실히 일하고도 약속된 일당을 정확히 확인하기 어렵고, 은행 계좌를 개설할 수 없고,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데 필요한 정보를 읽을 수 없습니다.
여덟 달 뒤, 같은 사람들이 이름을 쓰고, 장부를 적고, 자녀의 숙제를 함께 봅니다.
여덟 달을 함께 걸어온 교사들도 이 변화를 지켜봤습니다. 문해교실 교사 대표 아호반테게예 프로두아르 씨의 말입니다.
“이 프로그램에서 가르친 시간은 제게 큰 자극이었습니다. 자기 이름 쓰는 것도 힘들어하던 분들이 글을 읽고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까지, 자신감과 능력이 자라는 걸 지켜봤습니다. 그 변화가 성인 교육의 힘을 보여줍니다.”
여덟 달을 함께 걸어온 문해교실 교사들.
염소 한 마리와 괭이 한 개
이날 수료식에는 부상이 있었습니다. 15개 센터에서 각각 최우등으로 수료한 15명에게 염소 한 마리씩, 출석률이 가장 우수한 15명에게 괭이 한 개씩.
상패나 트로피가 아닙니다. 염소는 새끼를 낳는 자산이고, 괭이는 내일 아침 밭에서 쓰는 도구입니다. 배움의 결과가 곧바로 생계로 이어지도록 설계한 부상이며, 지난 회차들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이어져 왔습니다. 부상을 받아 든 수료자들의 표정이 이날 가장 환했습니다.
성적 최우등 15명에게 주어진 염소. 새끼를 낳는 자산입니다.
출석률 최우수 15명은 괭이를 받았습니다. 내일 아침 밭에서 쓰는 도구입니다.
어른이 배우면, 아이의 학교가 달라집니다
휴먼인러브가 부게세라 지역에서 지원하는 대상은 빈곤 귀환자 가정입니다. 이 지역에서 성인 문해에 집중하는 이유는, 아이의 교육을 결정하는 사람이 결국 부모이기 때문입니다.
르완다 인구보건조사(DHS 2019-20)에서도 만 24~59개월 아동의 조기학습 참여율이 어머니의 교육 수준에 따라 19.7%에서 45.3%까지 벌어졌습니다. 부모 세대의 교육 기회가 다음 세대로 이어진다는 뜻입니다.
출처: Rwanda Demographic and Health Survey 2019-20 (National Institute of Statistics of Rwanda · Ministry of Health · ICF, 2021) / 재인용: UNICEF Rwanda, Education in Rwanda: A situation analysis (2024)
한 세대에서 끝나는 지원이 아니라, 다음 세대로 넘어가는 변화를 목표로 한 접근입니다.
에티엔 니리셰마 휴먼인러브 르완다 지부장은 수료식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교육은 아이들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오늘 여러분은 어른도 배우고, 성장하고, 다른 사람에게 영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습니다. 여러분의 의지가 자랑스럽습니다. 우리는 교육으로 삶을 바꾸는 일을 계속 지원하겠습니다.”
부게세라군 교육담당관 알베르 니이게나 씨도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성인 교육은 가정에 힘을 주고 지역사회를 튼튼하게 만듭니다. 오늘 여러분이 이룬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훌륭한 본보기입니다. 문해력 증진을 위한 정부의 노력을 보완해 준 휴먼인러브에 감사드립니다.”
여덟 달을 함께한 수료자들. 수료식에는 가족까지 350명이 모였습니다.
2017년부터, 2,146명
휴먼인러브의 르완다 성인문해교실은 2017년에 시작됐습니다. 르웨루와 니아마타 두 지역에서 지금까지 2,146명이 수료했습니다. 이번 281명은 그 흐름의 가장 최근 한 장입니다.
이 사업은 휴먼인러브가 자체 재원으로 운영합니다. 다시 말해, 후원회원님의 정기후원이 15개 센터의 문해교실과 281장의 수료증을 만들었습니다. 큰 건물이나 장비가 남는 일은 아닙니다. 남는 것은 이름을 쓸 수 있게 된 281명과, 그 부모를 보고 자라는 아이들입니다. 르웨루 다음 지역에서도 같은 여덟 달을 만들 수 있도록 함께해 주세요.
휴먼인러브는 2011년 외교부 인가로 설립된 국제구호개발 NGO입니다. UN 경제사회이사회(ECOSOC) 특별협의지위를 보유하고 있으며, 국적·종교·이념을 넘어 긴급구조, 교육, 복지, 환경, 국제개발협력을 수행합니다.
